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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aña, 2020

#3. El submarino es, amaillo es

겨리_Gyeori 2021. 1. 11. 14:29

(세상 신난 표정입니다)

 

덕질의 시작

_

어떻게 좋아하게 됐는지 구체적으로는 기억 안 나지만....

사실 한국에서는

"좋아하는 축구팀 있어요?"

"아 저 비야레알 팬이에요"

"그게 어디죠?"

"아 라리가에.... 유로파나가는..."

정도의 인지도의 팀이라 사실 덕질은 커녕 굿즈 하나 구하기도 힘들고

한국 뿐인가, 저번에 마드리드에서는 유니폼 내 사이즈도 없더라.

그래서 이번에 아주 작정하고 옴!

 

아 뭐지 이거

아 역 앞에 한국타이어 있길랰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스테욘 역 가깝지도 않은데 너무 자주 온다

게다가 엘 꼬르떼도 거의 바로 옆에 있어서...

월요일에는 페니스콜라 가야하니까 또 가겠군요

아 저번에 자꾸 티켓 안에 집어넣다가 실패했는데

로달리야 티켓은 터치로 승차하는 것이더군요....

스마트하구만

가는길에 노을이 너무 예뻤는데 참

도착하니까 딱 내가 좋아하는 하늘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밤에 오는 비야레알역은 또 색다른 느낌

밤에는 역 색이 너무 컬러풀해

나가기 전에 기차역 직원에게 막차 시간을 물어봤는데 11:42이었다

근데 왜 나는 45분이라고 생각했을까....

여기도 아직 크리스마스 느낌 물씬

1/6일이 동방박사의 날이라고

애기들한테 선물 주고 그러는 기념일이라고 한다

여러 기념일들이 끼고 새해도 껴서 연말이 그냥 계속 축제분위기인 것 같다

도차아악

어두워 어두워

상대팀 머플러도 파는 경기장 맞은편 노점ㅋㅋㅋㅋㅋㅋㅋ

레알 머플러는 이미 있쥬

반대쪽에는 경찰들이 많았다

아니 근데 경찰들 펍에서 술마시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비야레알이 어디랑 크게 라이벌매치가 심한 곳도 아니라.... 역시 평화로운 도시야

셀카 한번 찍어주고

새해에는 내 사진도 좀 남기려고.....

(역시 기쁜 표정입니다)

추위를 핑계로 파카를 사러 샵으로

후후 운 좋게 사람 없을 때 찍었지롱

역시 경기 당일이라 사람이 좀 있긴 했는데

저번에 에스파뇰 경기날 머플러 사러간거 생각하면 한산한거 같기도 하고

어제 다른거 결제해줬던 직원이 또 오니까 알아보고 인사했다

올라올라

나 곧 또 올거야!

공 안녕

공 사고싶은데 저거 바람 빼서 가져가야한다고....

오늘도 한보따리!

는 사실 파카밖에 안 샀는데 가져온거 다 비닐에 담음

진짜 다음엔 짐 하나도 안 들고와야지

 

아 진짜 벽에 불빛도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네

  •  

 

 

 

 

그래서 함께 보시죠!

 

동방박사의 날 직전 경기라 애기들도 많았고

여러 이벤트도 많았다

이거는 뒤에 배경 합성해서 같이 사진 찍어주는 이벤트 ㅋㅋㅋㅋㅋ

이사람은 프리스타일 공연하면서 애들한테 축구 가르쳐주던데

선수는 아닌거같고 누구지....

 

동네에 축구하는 애들도 그렇고 부러웠던데

공 가지고 노는데 성별이 없더라

커지면서 생기는 신체적 차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굳이 어릴 때부터 그걸 나눌 필요는 없는데 말야

많은 클럽에서 남녀 팀을 같이 운영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성별에 따른 진입장벽의 차이가...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말이야

이건 뭐였는지 모르겠어...

쵸콜라떼랑 빵도 공짜로 나눠준다

와 근데 너무 맛있네.... 이거 그냥 초콜릿 녹이면 되는건가

비야레알 퍼즐도 있구

지나가는 구단 마스코트 그로갯을 붙잡고 사진도 찍었다

아니 자꾸 머리 흔들지말라고

다시 찍어서 성공....

(만족스런 표정입니다)

두시간쯤 남았는데 마냥 기다리기 그래서 근처 바에 들어왔는데

벽이 아주 비야레알로 도배

근데 저 뒤통수는 바캄부 아닌가..?

중국에서 잘 지내니?

근데 여기도 자리 없어서 서서 맥주마시고 있다가

어떤 할아버지가 앉으라고 해서 잠깐 얘기하고 ㅎㅎㅎㅎ

스페인어 잘한다고 해주셨다

감사합니당

여긴 공 차서 구멍에 넣는 게임이고

저 뒤에는 아이들끼리 3x3 축구경기 하는 중인데

즐거워보여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구경하는 순간 비야레알 버스 지나가기...!!!

우르르 뛰어가는게

역시 어느 나라던 덕질은 똑같앸ㅋㅋㅋㅋㅋㅋㅋㅋ

 

워우 여기가 잠실야구장입니까??

근데 선수들 금방 내리고...

맞은편에 레알 버스 오니까 우루루 거기로 뛰어감

다 어디갔죠...?

아 근데 궁금한게

선수들은 어디 살길래 버스 타고 오는거지

라고 생각하다가 아 클럽하우스에서 왔겠구나 하고 바로 수긍...

선수단 버스도 들어갔고, 이제 나도 입장을 해보실까

어제도 왔던 24번 게이트

근데 다음부턴 남측 좌석 예매하려고.... 이쪽 너무 복잡해

내부는 그냥 여느 축구장처럼 되어있는 것 같다

으아ㅠㅠㅠㅠㅠ

동양 애가 혼자서 사진찍는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게 신기했겠지.......

들어오자마자 벅찬 감동을 다시 한 번

진짜 내가 여길 오다니.......

비엔베니도스~~~~

근데 저거 Benvinguts는 어떻게 읽는지 모르겠다

카탈란이랑 발렌시아 둘다 저렇게 쓰던데

벵빙굿스?

라인업이 발표되었다

아 모레노 왜 선발로 나온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잠시만 얘 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고파서 내려갔는데 간단한 샵이 있었고

맥주 달랬는데 왜 무알콜로 주냐......

맞은편에는 과자같은거랑 핫도그 파는데

3유로짜리 핫도그를 샀는데

????????

다음부턴 먹을거 미리 싸옵시다...

 

경기 시작할 때 쯤 응원가도 막 부르고

나중에는 Yellow Submarine도 나왔다

스페인어버젼...!!!

무스탕이라는 스페인 그룹이 부른거라던데

다른 가사는 못 외우겠고

Amarillo el submarino es! amarillo es! amarillo es! 하는 후크부분은

다음에 갈땐 같이 불러야지 ㅋㅋㅋㅋㅋㅋ

 

킥오프 휘슬은 찍어줘야죠!

축구볼땐 사이드보다 골대 뒤가 더 좋은 것 같다

전반에는 카솔라 선제골을 눈 앞에서 보기도 했고

후반에는 아센호의 미친 선방을...

역전골 터졌을때 아센호가 관중석 보면서 주먹 불끈 쥐는게 너무 멋있었다 ㅠㅠㅠㅠㅠ

사실 처음 갔을때 옆사람들은 전부 가족단위로 와서, 혼자 뻘쭘했는데

첫골 넣고 다들 흥분해서 ㅋㅋㅋㅋㅋㅋ 주먹인사 하고 하이파이브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골이 이른시간에 터져서 다들 마음이 편해지려는 찰나에

두 골을 먹고 역전 당했지만....

모레노 타겟맨 전술은 완전히 실패했지만

오른쪽에 추쿠에제 스피드랑 개인기는...!!

후반에 에캄비 들어오고 아주 양쪽에서 스피드로 미는데

올 시즌 끝나면 추쿠에제를 지킬 수 있을까..ㅠㅠㅠ

수비진 실수가 옥의 티였고, 모레노가 너무 못했지만 그래도 레알 상대로 비등하게 잘 싸웠다

나 자꾸 모레노 실수할때마다 모레노!!! 후.... 이러니까 주변사람들이 다 웃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

후반에도 찬스를 종종 만들어서 혹시 한 골은 더 넣지 않을까 했는데

진짜 귀신같이 카솔라의 골 ㅠㅠㅠㅠ

82분이었는데 관중석이 진짜 뒤집어지는 줄

하이파이브 한번 씩 더 하고

남은 10분을 겨우 잘 막은 끝에....

 

 

으아ㅏㅏㅏㅏㅏㅏ

사실 당연히 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레알마드리드 상대의 비야레알은 만만한 팀이 아니쥬

같이 응원하던 사람들이랑 마지막 악수를 하는데

누가 나한테 레알이랑 바르셀로나중에 어디가 더 좋냐고 물었다

둘다 안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옆 사람이 비야레알이지!!! 이러길래

다같이 비야레알!!! 하고 엄지척 하면서 헤어지기

비야레알 인구가 5만명인데

3만명 들어오는 축구장에 사람이 가득 차있는 것도 좋았고

진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 같이 응원하고 기뻐하는게 너무 ㅠㅠㅠㅠ

축구로 하나된다는건 진짜 이런게 아닐까

겨우 강등권 탈출하긴 했는데

사실 이번 시즌 컨셉이 무재배라 중위권이랑도 크게 차이 안 나고

다음 경기는 꼭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2 -2 !!!

그리고 사람들이 우루루 나가는 중...

가는 길에도 사진을 놓칠 수 없죠!

사진은 안 놓치고 기차를 놓쳤습니다....

그냥 경기장에서 조용히 택시나 탈걸

여유부리며 기차역 오다가 놓침..... 45분인줄 알았는데

42분에 이미 떠났네...???

직원이 콜택시 번호 알려줬는데

비야레알에는 지금 택시가 없다 그러고

세번 전화했는데 똑같아

그래서 한시간 반 걸어가기로....

했는데 아니 논두렁 뭐냐구....

사실 여기도 그냥 지나갔는데

진짜 불빛도 없고 인도도 없는 길 나와서

아 도저히 안되겠구나 하고 발길 돌림...

일단 불빛 있는 곳으로 갔는데

다행히 혼자 조깅하던 사람 만나서 겨우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친절하게 택시도 불러주고

자기는 모로코 사람인데 비야레알에서 지금 8년째 살고있다고

여기 작은 동네여서 너무 좋다고 ㅋㅋㅋㅋㅋㅋㅋ

택시 오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자기 베르베르인이라면서 깨알 tmi도 ㅋㅋㅋㅋㅋㅋ

내가 걱정하니까 괜찮다면서 만약 택시 없었으면 자기 차로 데려다줬을거라고 하는데

진짜 세상 친절..... 무챠스 그라thㅣ아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짧은 스페인어로 내 고마움을 다 전달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비야레알에서 카스테욘까지 택시 타면 12유로

너무 가까워서 억울했다....

그리고

 

그래서 바로

다음 경기들을 예매ㅋㅋㅋㅋ

20몇일날 빌바오랑 하는거 포함해서 세 경기 남았는데

한 경기라도 놓치면 나중에 너어어어무 후회할 것 같다

공교롭게 두 경기 다 같은 자리 ㅎㅎㅎ

꿈 같은 순간이었다

가장 좋은 건 곧 다시 올 수 있다는 것

진짜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너무 행복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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