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그곳과 아주 먼 곳에서

 

영화 머니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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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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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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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에도 스케쥴 꽉 채워가며 작별인사를 하고

무거운 캐리어에 책을 네 권이나 담아서 낑낑거리고

바르셀로나 도착하자 마자 카스테욘으로 달려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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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부터 머리가 아프고 몸이 힘들었는데

카스테욘까지는 정해진 스케쥴이라는 핑계로 잠시도 멈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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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도 쉬지 못했던건 그 때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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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니 꽤 자주 쉬어줘야 한다는걸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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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괜찮은 척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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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기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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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힘 빼고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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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에는 이 책을 가져가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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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기의 기술'

지난 여행이 모든 요일의 여행이었다면

이번 여행은 힘을 빼는 여행이길 바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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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아픈 덕분에 의도치 않게 힘이 빠지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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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울에 살 때도, 중학교때 부터 시간을 짜 내어 서울에 다녀올 때도

항상 기회의 땅이었던 서울이 언제부터 외로운 도시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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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일

나는 어디서도 외부인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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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카스테욘으로 가세요? 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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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외로워지가 위해서, 가장 외로운 곳으로 떠났던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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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감각적인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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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럴 수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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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준에 우리나라는

'평균' '보통'이 지배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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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적인 연봉

보통의 가정, 보통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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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보다 뛰어난 누군가가 되지 못한다면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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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스페인은 보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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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피부색도, 보통의 인종도 없고

가족 구성원의 표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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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평균적으로 좋은 삶보다는

각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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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웃기는걸 쫓고 있었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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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내가 사랑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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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봐도, 누구와 이야기를 할 때도 '좋아'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스페인어로도 많이 했어 Muy b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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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만 보고, 듣고 또 경험하고.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날 수 있었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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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르와 가족들

우리 팀, 비야레알

바 아쿠아리오, 안드레이 가족과 카스티요

바르셀로나에서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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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의 내 일상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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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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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기에

그만큼 자신감이 더 생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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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바에 들어가 맥주를 시키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처음 가본 축구장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하이파이프를 하고, 껴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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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다가갈 자신감이 생겼기에

언어도 그만큼 쓸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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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확실히

사진 찍는 자신감도 얻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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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만큼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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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한 것 중에 하나가

굳이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고

굳이 내키지 않으면 가지 않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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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관광지여도 내가 가고싶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야

덕분에 페니스콜라도 못 갈 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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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들을 많이 보는 것도 경험이지만

좋은 곳에서 편히 쉬는 것도 경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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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이만큼만 했지만

후회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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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행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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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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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다 같이 저녁을 먹고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다 같이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보고

미술관 앞에 나란히 앉아, 보드 타는걸 구경할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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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는 여기서 행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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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여행 중이니까